거짓말 하지 맙시다!!!!!!

업무용 및 개인 데이터의 1차 백업용으로 USB 메모리를 구입하려고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데이터 백업용으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용량이 큰 것을 구입하자 싶어 16G를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모 쇼핑몰의 16G USB 메모리의 상품평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배송도 일찍되고, 크기도 너무 크지 않아 대만족입니다. 다 좋습니다~
다만 절대 16G가 아니라는거… 15.4G라는거 ;; 왜왜왜왜왜~~!!!
영화한편 넣을 공간이 사라졌네요 대체 왜이런거죠?? 얼마전 2G짜리를 구입했더니 1.88G더군요….
용량이 부족해서 이왕 사는거 큰용량으로 질렀습니다… 허나 결과는 ;;
거짓말은 안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거짓말을 하다니.. 거짓말은 하면 안됩니다.
더군다나 물건을 팔면서 거짓말 하는 것은 사기치는 거나 다름없죠.
16G를 샀는데 15.4G 밖에 안된다니.. 600M나 되는 용량이 차이 나잖습니까!!!
2G는 1.88G 밖에 안되고..
이런 거짓말을….

넵.. 이쯤에서..
`이 사람 왜 이러지? 뭘 잘 모르나?’ 하고 생각하신 분은 이쪽 내용을 잘 아시는 분이실테고, ‘헉! 내 것도 그런가? 확인해 봐야겠군` 하고 생각하신 분은 잘 모르시는 분이실겁니다.

그렇습니다. 컴퓨터는 2진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 표기가 10진법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수학 법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학에서 `K`는 `1,000`을 의미합니다만, 컴퓨터에서 `K`는 2의 10승인 `1,024`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1K byte = 1,024 byte
1M byte = 1,024K byte = 1,048,576 byte
1G byte = 1,024M byte = 1,048,576K byte = 1,073,741,824 byte
가 됩니다.
즉 16G byte = 16,384M byte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하드 디스크나 메모리를 제조하는 업체에서는 1K byte = 1,000 byte로 계산을 합니다.
그러니 그네들이 말하는 16G byte는 16,000M byte입니다. 16G 메모리라면 16,000M byte의 용량만큼으로(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만 대략 그정도에 맞춰서 만듭니다) 만들어져 나온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1000과 1024의 차이 입니다. 16,000M byte를 1000으로 나누면 16으로 딱 떨어지지만 1024로 나누면 15.625가 나옵니다.
여기에서 실제 메모리 용량과 컴퓨터에 인식하는 용량의 차이가 생기는 겁니다.
업체에서는 16,000M byte가 16G 이지만 컴퓨터에서는 15.625G로 인식하는 거죠.

뭐.. 하여간 그렇습니다.
본론 들어가기 전에 서론이 좀 길었네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설명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000M byte를 1G로 표기하는 업체들의 잘못입니다. 엄격히 따지면 사기죠. 표기된 용량보다 적게 들어가도록 만들어 파는 것이니까요.
근데 문제는 이것이 이미 관행으로 굳어져 있고, 이쪽 물을 먹거나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500G 하드 디스크를 사면서 알만한 사람은 500G를 다 쓸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모르는 분들은 500G 하드디스크를 샀는데 왜 465G 밖에 안되느냐고 따지는 것이죠.

넵..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1차적인 책임은 정확한 표기를 하지 않는 제조사나 판매사에 있습니다. 10진수와 2진수의 계산의 차이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부당 이득을 취한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이미 관행이 되어 버렸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는데 있습니다.
결국 메모리나 하드디스크를 사고는 `사기당했다`라고 말하지 않으려면 구매자가 이에 대한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는 겁니다..

사용자가 가장 편하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개발하고 제조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컴퓨터는 가전 제품이다`라고 주장했던 전 애플제프 라스킨의 철학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사용자들의 몫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무리 컴퓨터를 쉽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켜고 끌 줄은 알아야 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다루는 법은 알아야 하죠. 그건 사용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그런데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기 귀찮다고 컴퓨터 회사를 욕하는 것은 적어도 `현재 세상`에 있어서는 정상이 아닐 수 밖에 없습니다.

디지털 기기는 분명 훌륭한 장치입니다만, 이 역시 사용자들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몫이 남아 있습니다.
1차적인 책임은 `장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어야 하는 개발/제조/판매사에 있습니다만, 그 이후 사용법을 익히고 장치의 한계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라는 거죠…

그렇잖아도 복잡한 세상에 기기 하나를 사용할 때 마다 소설책만한 매뉴얼을 읽고 습득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개발/제조/판매사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편하게 기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야 하고, 또 그렇게 기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자기가 선택한 기기가 어떤 기능을 갖고 있으며, 어떤 제한 사항이 있으며,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를 판단하고 습득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가끔 여러 디지털 기기들의 사용자 평들을 보면 마치 자신이 가진 기기가 만능이고, 어떠한 오류나 부족함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관점으로 평가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보이는 것 같더군요.
외람된 말씀일지 모르겠지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거나, 혹은 별 생각없이 기기를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자신의 기기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속성을 알기 위해 노력하셔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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