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명한 의사가 중병에 걸린 한 어린아리를 치료해 주었다. 그래서 감사에 넘친 그 아이의 어머니는 의사를 찾아가서 말했다.
“의사 선생님, 선생님의 은혜에 제가 무엇으로 다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어떻게 저의 감사한 마음을 표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 어머니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품속에서 예쁘게 수놓인 손지갑을 꺼냈다.
“선생님, 약소하지만 이 지갑을 받아 주십시오. 이것은 감사의 표시로 제가 손수 수를 놓아 만든 지갑이랍니다.”
그러나 그녀가 내미는 지갑을 바라보면서 의사는 차갑게 말했다.
“부인, 의술이라는 것은 그렇게 하찮은 기술이 아닙니다. 정성어린 작은 선물이 사람들 사이에 우정을 돈독히 해줄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병원을 운영하고 우리를 먹여 살리는데는 미흡한 것이죠.”
뜻밖에 호의를 묵살당한 아이의 어머니는 몹시 기분이 상했다. 그녀는 내밀었던 선물을 거둬들이며 역시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
“그렇다면 의사 선생님, 우리 아이를 고쳐주신 대가로 치료비를 얼마나 원하시는지요?”
의사는 거드름을 피우며 대답했다.
“사십만원은 내야 합니다. 부인.”
그러자 아이의 어머니는 수놓은 지갑을 열고 거기에 들어있던 십만원짜리 수표 열장을 꺼낸 다음 의사에게 그 중 네장만을 건네 주었다.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진 의사 앞에서 나머지 여섯 장을 그 수놓은 지갑 속에 도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지갑을 손에 든 채 냉정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돌아서 가버리는 것이었다.
정성들여 수놓은 지갑을 손에 든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