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원숭이들이 예수님을 어느 십자가로 안내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를 바라보며 고개를 좌우로 설레설레 흔드는 게 아닌가.
원숭이들은 무슨 뜻인지 몰라 당황할 뿐이었다.
그 때부터 예수님은 이 세상의 수많은 십자가를 차례차례 살펴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님의 표정은 한없이 굳어졌다. 원숭이들의 꼬리는 축 쳐진 상태였다. 마침내 마지막 십자가를 가리키며 예수님이 말했다.
“십자가 위에 솟은 것이 무엇이냐?”
모든 원숭이들이 십자가로 시선을 옮겼다. 십자가 꼭대기에는 피뢰침이 솟아 있었다. 원숭이들은 팔딱팔딱 뛰며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꼬리가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 많은 원숭이들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것은 피뢰침입니다. 십자가를 높이 세우면 위험하거든요”
바로 그 때 예수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놈들아 누가 십자가를 높이 세우라고 했느냐? 옆으로 넓게 퍼져도 부족하잖아!”